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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살아내기! 살아남기!
현중투어로 떠난 강릉·영월·을왕리 여행 전후 이야기 본문
3월 김현중 MY SUN 서울 공연에서 만난 팬들이랑 MUSIC IN KOREA 촬영장소로 현중투어를 가기로 했다.
강릉과 영월을 1박 2일로 갈지, 하루씩 두 번 다녀올지 고민을 했는데
생각보다 강릉과 영월이 멀어서 1박 2일의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강릉 한번, 영월 한번 다녀오는 걸로 정했다.
원래는 수원 화성도 투어 후보에 있었는데, 최근에 모두 안 가본 장소인 강원도에 가보기로 했다.
봄비가 내렸던 날, KTX에서 내려 처음 본 강릉역
길에 핀 벚꽃이 아닌 산을 둘러싼 벚꽃이 정말 아름다웠다.
강릉역 앞 식당에서 생선구이로 이른 점심을 먹었다.
이날 유일한 식사였는데 지금도 기억날 만큼 맛있었다.
강릉의 바다를 실컷 보고 왔던 날, 안개 때문에 고생했던 날, 멀미로 힘들었던 날이었다.
멀미 때문에 저녁을 못 먹고 경포호를 걸었는데 바로 앞에 선교장 표지판이 있었다.
선교장이 뭘까 궁금했는데 이 지방 명문으로 알려진 이내번이 처음 살기 시작했던
1800년대에 지어진 한국의 고택이었다.
잘 정돈되어 있는 담과 한옥이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었다.
며칠 전 경포호 근처에 큰 산불이 났다는 소식에 너무 놀랐었다.
정말 조용하고 아름다운 솔숲으로 둘러싸인 곳이었는데 폐허가 된 모습에 충격
다행히 선교장과 경포대는 무사하다는 소식에 크게 안도했다.
그리고 그 화재 소식에 이 글을 써야겠다고 맘먹었다.
우리가 다녀온 곳이 늘 그대로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주일 뒤 영월은 고속버스를 타고 갔었다.
유명한 보리밥집에서 점심도 든든히 먹었고
세계문화유산인 장릉에도 다녀왔다. 단종의 묘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에도 다녀왔다.
3분이면 건너는 배를 타고 들어가 단종이 살았던 집과 숲을 둘러보며 거닐었는데 고즈넉한 곳이었다.
작은 섬을 둘러싸고 있는 강이 너무 아름답긴 했지만 단종에게 고립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을 거라서
절대 권력, 왕의 자리는 어린 조카에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임을 잠시 생각하게 하는 그런 장소였다.
소도시의 버스터미널은 적자를 면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잘 버텨주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이용자가 많지 않은 건 알겠는데, 수십 년 만에 처음 고속버스를 타보니 편리하고 좋았다.
영월을 다녀온 며칠 뒤 을왕리 해수욕장에도 다녀왔다.
현중투어답게 호텔도 가고, 조개구이집도 가고, 사격장에도 갔었는데
구경만 했다.
조개를 안 드시는 분이랑 가서 생선구이를 먹었는데, 맛있었다.
이날 바닷가 카페에서
2023년 3월과 4월은 김현중의 공연과 앨범 덕분에 행복했다고 이야기했다.
덕분에 아름다운 한국도 여기저기 다닐 수 있었고
덕분에 아름다운 한국의 봄을 잘 누릴 수 있었다고
우린 다음 어딘가의 김현중 공연장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수십 년 지기 친구랑도 함께 떠나기 쉽지 않은 여행인데
우리는 김현중 덕분에 이 여행이 가능했던 것을 감사한다.
김현중 고마워♡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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