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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살아내기! 살아남기!
김현중 [시간이 멈추는 그때] 9화 - 준우를 중심으로 본문
"당신 누구야?"
"안녕? 나 신이야"
"야, 긴장 풀어"
"딱"
"으하하하 야, 시간이라는게 인간들에겐 절대적이긴 한데, 나 아까 그랬잖아. 나 신이라니까"
"아, 이거네. 이것 때문에 이 사단이 난거야. 미안한데 아무래도 오늘은 그냥 가야겠다. 너보다 먼저 만날 사람이 있을 것 같거든"
"진정해."
"버틸만 해?" "야 내가 묻는 말에 대답 좀 해봐. 너 그 능력 언제부터 쓰기 시작한거니?"
"그쪽이 상관할 바 아닌 것 같은데"
"그쪽? 너 뒤에 누구있니? 어? 끝까지 그럴 수 있을지 궁금하긴 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곧 또 보게 될꺼니까. 기개 잃으면 안 돼."
"무슨 일 있어요? 안색 안 좋아보이는데"
"네? 아니요. 생각할 게 좀 있어서요."
"그러고보니 지하방도 그렇고 인섭이도 그렇고 진짜 우리가 모르는 세상이 있긴 있나봐요."
선아의 말에 신을 떠올리는 준우
"우리 차례에요. 들어가요." "아, 네"
"저기 이거"
"이게 뭐예요?"
"이거 저번에 보고싶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일단 1부 정도?"
"아, 네"
"뭐야, 뭐야? 자기가 보여달라고 하고선, 아, 나 겁나 열심히 썼는데"
"아, 101호는 나머지 사람들 한테 어떻게 다 설명 한대요?"
"몰라요. 지가 알아서 하겠지"
"아, 네"
"속 안좋아요? 물이라도 사올까요?"
"됐어요. 건너편 편의점 가서 약 좀 살테니까 먼저 가세요."
"아, 그래도"
"신경쓰지 말고 먼저 가세요. 그쪽이 빨리 가야 내 속이 내려갈 것 같으니까"
"이건 제가 가져갈께요. 없던 일로 하시죠."
"그래, 경주가서 뭐 좀 알아냈냐?"
"아뇨. 별 다른 건 없었어요."
"그래? 괜히 헛고생했네? 야, 참. 선물은? 너 인마, 설마 빈손으로 온 거 아니지?"
"이 팔찌, 아무래도 나만 궁금한게 아닌 것 같아요."
"갑자기 또 뭔소리야?"
"어제 집에 누가 찾아왔었어요."
"아니, 누가? 왜 말을 안해? 어제 누가 왔다갔는데?"
"아니예요."
" 뭐 더 알아보신 건 없죠?"
"없어. 인마"
"그럼 전 이만 가볼께요."
"벌써? 선물은?"
"저기, 그리고"
"혹시 제가 여기 다시 못오면"
"너 무슨 일 있냐?"
"아니요."
"약주 좀 줄이세요."
"어디가요?"
"지하방"
"앉아요."
"야, 우리가 지금까지 말한 지하방이 저 잘생긴 사람 맞는거지?"
"몰라"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저희 동창들과 같은 건물에 거주하고 계신다고"
"아하"
"지하방에 세들어 살고 있습니다."
"갑자기 여기는 웬일이에요?"
"저, 그게"
"그게, 산책하다가"
"집주인 따라왔습니다."
"오~~~" "깔때는 언제고 밀당이야 뭐야"
"시큰둥 했어"
"당신은 나한테 그러면 안됐어"
"아니, 네?"
"내가 그걸 어떻게 썼는데, 내가 그거 써서 당신 보여줄려고"
"밤을 꼬박 세워가면서 사랑과 정성을 한글자 한글자 키보드에"
"꾹 꾹 눌러 담아서 그렇게 쓴건데 당신이 그걸 그렇게 대충 받냐고?"
"제가 그랬어요?"
"응, 그랬어. 그래서 지금 내가 굉장히"
"쪽팔려"
"어, 집주인"
"여기 널부러진 거 책임지고 데려다 줘요. 알았어요?"
"아, 열쇠는 이거 써요"
"부끄러워. 지금 내가 너무 부끄럽고 쪽팔려."
"근데 부끄럽고 쪽팔리고 두개가 같은 뜻 아닌가?"
"제가 알기론 같은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쵸. 맞죠. 어쩐지 그럴 거 같더라고"
"어째든 지금 내 마음이 그렇게 같은 의미의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할 만큼 복잡하고 그래요"
"이 마음 지하방이 아세요?"
"신이라는 자가 보낸 거 맞죠?"
"아까부터 왜 이렇게 우릴 따라오는 겁니까?"
"아까부터"
"왜 이렇게 우릴 따라오냐고 물었을텐데"
"내가 일을 할 땐 누구랑 말을 잘 섞는 편이 아니라서"
"왜? 뭐가 생각대로 잘 안되나봐?"
"빨리"
"이렇게 문을 열어두면 당분간은 못 따라올 거예요."
"여기도 금방 들통 날텐데. 빨리 가야 되는데."
"와, 아니 이 상황에 잠이 오나?"
"그러게요. 이런 일이 일어나는 줄도 모르고"
"잠만 잘 자네요. 집주인은"
"집주인 아니고 김선아. 언제까지 그렇게 부를꺼예요?"
"네 앞으로는 그렇게 부를께요."
"101호도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죠?" "보면 몰라요?"
"저도 그렇습니다."
"알아요. 그러니까 저것들이 그렇게 쫒아오는 거지"
"저들에 대해서 알아요?"
"아버지가 저들에게 돌아가셨어요. 그쪽도 조심해요. 저들에게 노출되면 흔적도 없이 세상에서 사라져요."
"그런데 선아씨를 그들이 데려가려고 했어요. 왜그럴까요?"
"얘를? 아니 뭐할라고?"
"지금 혼자 나가면 위험할 수도 있어요."
"어제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아니예요. 괜찮아요."
'아니요. 제가 안 괜찮아서,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네"
"아 그리고 그날, 집주인 아니 선아씨 한테 소설 받았을 때 시큰둥했던 게 아니라 너무 좋아서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아시잖아요? 저 아직 이런게 익숙하지가 않아서"
"걱정하지 마세요. 저 절대로 그런거 맘에 담아두고 그런 스타일 아니예요."
"돌아가서 꼭 읽어볼께요."
"그런데 어제 그 상황에, 잠이 와요?" "어제 무슨 일 있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일이 있었죠! 민폐녀야. 아무튼 지금 이 각박한 순간에 두사람 그렇게 꽁냥꽁냥 할 시간 아닌 것 같은데. 일단 해장부터 합시다."
"이제, 어떻게?"
"몰라요. 난 이제 내 갈 길 갈겁니다. 선아 너는, 그쪽이 지켜요. 어디갈 때 능력 함부로 사용하지 말고."
"나, 뭐, 왜, 나 괜찮은데"
"여기 화장실이"
"왜들 이러십니까? 화장실 정도는 저 혼자 다녀올 수 있습니다."
"걱정되면 같이 가보던지"
"선아씨"
"아니, 잠깐 잠깐만. 근데 우리 도대체 왜 도망가는거예요?"
"우리 지금 쫒기고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설명할 시간이 어딨어? 빨리 빨리 이쪽으로"
"아니 왜 말도 안해주고, 다리 아파 죽겠는데"
"선아씨"
"여기서 부터는 혼자가요."
"지하방은요?"
"이제 각자 갈 길 가자구요."
"그럼 나 여기까지 왜 따라온거예요?"
"설명 한마디 없이 여기까지 끌고 왔으면서 이제부터 혼자 가라고?"
"당신 귀찮다고"
"귀찮다고? 이제와서? 나는 준우씨가 잘해줘서 당신이 좋아서 여기까지 따라 온 건데 이제와서 귀찮다구요?"
"그럼 여태까지 왜 나 헷갈리게 한 건데?"
"나 때문에 당신 위험하다고?"
"그 사람들 나 같은 사람 소멸시키는 자들이예요. 내 능력으론 당신을 지킬 수가 없어."
"가요."
"가지 마요."
"가지 마요. 같이 가요."
"한번도 내 시간 속에 들어온 걸 후회한 적 없어요?"
"한번도 후회한 적 없어요. 지하방"
다시봐도, 9화쯤 되면 끝이 다가오는 것 같아 아깝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내스타
보기만 해도 아까운 내스타
맘껏 볼 수 없어서 더 아까운 내스타
2019년에는 내스타 김현중을 보고 또 보고 맘껏 볼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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