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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스물아홉... 본문

나의 이야기

내 나이 스물아홉...

천사들의모후 2014. 8. 27. 10:10

생각해보니... 나의 스물아홉은 참 힘들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고 지금도 생각하면 맘 아픈...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었는데 내 계획에 없던 일이 생기더라.

어떻게 나한테 이런일이...내가 뭘 잘못했지...어떡하지...

한동안 내내 그런 생각만 했었어.

 

뭐 울다가 화내다가 우울해하다가를 반복했었는데

일이 많고 바쁠 때라 맘놓고 울지도 못하고 맘놓고 화내지도 못하고 맘놓고 우울해하지도 못했었지.

세상이 넓은데 갈 곳이 없고 외롭더라.

세상눈이 무섭고 사람이 싫더라.

 

이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곳이 어딘지 아니? 성당 성체조배실...

서러워서 혼자 울고 있었는데 누군가 날 안아주는 느낌이 들면서 평화가 이런거구나 하는 느낌이 오더라.

그 이후 내가 성체조배실을 자주 갔을까? 그건 아니었지만 그 평화로웠던 느낌은 아주 오랫동안 내게 위로가 되었지.

 

혼자있을 수 있는 장소가 어딘지 아니? 자동차...

운전이 서툴렀지만 편안하게 혼자있을 수 있는 공간이 거기밖에 없더라.

음악 크게 틀어놓고 노래들으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위로받거나 하지는 못했어.

그 사람들도 자세히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 내가 미주알고주알 이야기 하는 성격도 아니고...

그때는 전혀 사람이 위로가 되지 않았지만 그 사람들이 내게 주었던 사랑과 그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그냥 버텨야지 그런 맘 먹었던 것 같아.

 

날 힘들게 했던 일이 왜 생겼냐고?

생각해보면 모두가 다 잘못했고 또 생각해보면 누구 잘못도 아니야.

 

날 힘들게 했던 일이 어떻게 해결되었냐고?

모두 힘들만큼 힘들고 상처받을 만큼 받고 아플만큼 아픈 뒤에 어설프지만 각자 가장 좋은 쪽으로 마무리되었어.

나름 최선을 다해 가장 좋은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서 사실 그 시간을 버티는 것이 가장 힘들고 가장 중요했다

 

시간이 흐른 뒤에...

사람들이 그때 내가 참 이상했었다고 말하더라.

난 티안내고 잘 버틴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

그때 내가 힘들어서 나 때문에 힘들었던 사람들도 많았을꺼야.

그래서 그 시절 함께 했던 사람들...직장 동료들, 친구들, 가족들...다 고마워.

 

그 이후 괜찮았냐고? 그 후유증이 참 오래갔다.

처음엔 내탓도 많이 하고 남탓도 많이 하다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서는 겉으로는 평화로웠지만 마음은 내내 많이 힘들었어.

평생 잊지말아야지 했는데 시간이 이 만큼 흐르니까 그저 상처의 흔적이 내맘속 깊이 남아있는 정도야.

 

그 일이 내 삶에 도움이 되었을까?

조금은...그랬던 것 같아.

날 많이 돌아봤고 반성도 했고 그리고 많이 날 사랑해주고 위로해주기도 했지.

하지만 다시 그런 일을 겪고 싶지는 않아.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성장한다지만

난 그일을 겪으면서 인간에게 상처는 그저 상처일 뿐이라는 생각 많이 했다.

나한테는 아픔과 상처를 견디는 내성이 없더라.

매번 아픔이 찾아오면 아프고 견디기 힘들더라.

없으면 좋을 일을 일부러 겪을 필요는 전혀 없는 것 같아.

 

다만 인생이란게 늘 좋을 수 없고 안좋을 일, 나쁜 일을 겪게 만드니까 그런 일이 생기면 할 수 없이 또 버텨야겠지.

 

현중아 힘들지?

언젠가 네가 힘든 상황이 오면 아무말 않고 널 안아주고 싶다고 했었는데...(http://blog.daum.net/iyh68/55)

이리와. 안아줄께. 토닥토닥

 

현중아~잘 견뎌라.

요며칠 진짜 가슴에 돌을 얹어놓은 것 처럼 무겁고 아프다.

요즘 나의 새로운 깨달음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널 더 많이 아끼고 있다는 사실....

 

그냥 네 나이가 스물아홉이구나 싶어서 내 나이 스물아홉 여름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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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힘들었던 스물아홉이 지나자마자 좋은일이 참 많이 찾아왔어. 죽지않고 살아서 참 다행이다 싶었지 ㅋㅋ

다 지나갈꺼야.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