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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시즈오카의 추억...

천사들의모후 2013. 1. 14. 00:45

우주신의 다음공연 장소가 시즈오카이다.

1994년, 무려 이십여년전에 시즈오카에 다녀온 기억이 있다.

IMF 이전이었던 그때 당시에 신혼여행은 괌이나 하와이, 대학생들의 배낭여행은 필수가 되가던 분위기였다.

그런 사회분위기 탓에 대기업은 신입사원 연수후에 해외여행도 보내줬고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우수직원의 해외연수는 보내주는 시스템이 있어야 좋은 회사라는 인식을 갖게하던 그런 시기였다.

그때, 지금도 잘나가는 모기업에서 해외연수를 보내주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어찌어찌해서 그 연수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미국, 영국, 일본 곳곳을 가는 팀이 있었는데 꼭 해외연수가 가고 싶었던 나는 경쟁률이 가장 낮았던 일본 시즈오카팀을 지원했었다.

관심분야도 많이 달랐고 일본어도 전혀 못했지만 3주라는 짧지않은 기간 연수를 떠날 수 있어서 무조건 가겠다고 했었다.


연수 떠나기 전까지 3주나 자리를 비워야 해서 미리 대강의 업무를 처리하고 가야했기 때문에 연일 야근을 계속해 몸이 엄청 피곤했고

일찍 시집간 완전 절친 둘이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똑같이 아들을 낳았다는 연락이 와서 병원까지 다녀온 후 겨우 출국할 수 있었다.

이 아이들...올해 수능봤다고 했는데 ㅋㅋ 세월이 무섭다.ㅠㅠ


암튼 그때의 연수는 실제 업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선진시스템을 배우는 기회였고 재미있는 추억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주말이면 연수생들과 함께 여행을 다녔는데 대부분 쿄토지역으로 갔다.

그런데 연수생 한명이 굳이 도쿄를 가자고 날 꼬시는 것이었다. 난 이전에 쿄토지역 여행을 다녀왔던 터라 그 친구와 도쿄를 가보기로 했다.

우리를 담당했던 일본직원에게 도쿄가는 법을 어렵게 알아내서 금요일 기차타고 갈아타고 신칸센타고 또 타고...도쿄에 갔다.

우린 일어가 안되고 일본 직원은 영어가 안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도쿄가는 법이 적혀있는 종이쪽지와 도쿄 여행책자 한권 들고 무작정 떠났다. 인터넷도 안되고 휴대전화도 없던 우리는 참 무모하고 용감했다.

그 친구가 도쿄에 가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잘 아는 분이 도쿄 유학중인데 일본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 서운하다며 꼭 만나보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난 그날따라 컨디션이 안좋아서 신칸센 타고 가는 동안 열이 펄펄 났는데...기차에서 약하나 먹고...안아픈척 하며 도쿄로 갔다.

그분을 도쿄역 경찰서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도쿄역에서 그야말로 멘붕~

서울역의 다섯배 이상 큰것 같은 도쿄역...그안에 경찰서는 한곳이 아니라 곳곳에 있는 것이었다. 헐~

진짜 그 큰 도쿄역을 구석구석 몇바퀴를 돌았는지...지금 생각해도 지친다.

약속시간도 이미 두세시간 지났고 몸도 너무 지쳐있던 우리는 포기하는 마음으로 택시정류장 앞 경찰서 근처에 주저앉아있었다.

사색이 된 지인이 우릴 발견한 건 그로부터 한시간쯤 뒤 ㅋㅋ

우여곡절 끝에 나에겐 좀 낯선 사람, 그것도 남자분을 만나게 되었다. 헉~

난 그분이 나타나기 전까지 남자일꺼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었다. 난 여기 왜 따라왔던가...그 짧은 시간 얼마나 날 자책했던지 ㅠㅠ

이 어색함을 어쩌란 말인가...나도 초면은 아니었고 그분이 유학떠나기전 학회같은 곳에서 몇번 만나 인사를 나눈 적이 있는 그야말로 얼굴만 아는 사이였다.

셋은 대충 허기를 해결하고 아주 좁고 좁은 호텔 두베드룸에서 셋이 잤다. 이틀이나ㅋㅋ

지금생각해도 어이없지만 어쩔수없었다. 그때는 ㅠㅠ

암튼 난 도쿄 관광을 열심히 하며 사진만 죽어라 찍어댔던 것 같다. 이야기 나누는 두사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짧지만 강렬했던 도쿄여행을 마치고 시즈오카로 귀환~

숙소에 들어가도 먹을 것이 없기 때문에 식당에 들어가 그림 메뉴판으로 주문해 맛있게 저녁을 먹고 택시를 불러달라고 해서 무사히 숙소로 갔었다.

다음날 우리 담당 일본직원이 했던 말...일본말도 한 마디 못하면서 도쿄까지 다녀온 것이 신기하다고...자기도 한번도 도쿄에 가본적이 없다고했다. 헉~

그리고 시즈오카 작은 마을에 우린 유명인사가 되어있었다. 

식당 아저씨가 도쿄까지 다녀온 일본말 못하는 아가씨를 무사히 숙소로 보내줬다고 소문을 내셨기 때문...

사실 그 식당에서 우리 숙소까지 좀 거리가 있었는데 그 사장님께서 한국의 연수팀을 알고 계셔서 숙소 위치를 정확히 택시기사님께 알려드렸던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주소는 연수를 받고 있던 곳 주소였고 ㅋㅋ

그렇게 여러사람의 도움으로 일본에서 무사히 연수 잘 마치고 돌아왔었다.

지금도 시즈오카가 어디인지 잘 모른다. 다만 그 지역사람들에게 도쿄는 꽤 먼 곳이란 정도밖에...

그때 여행책자의 일어 회화들이 아무소용 없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질문은 할 수 있지만 일본사람들이 알려주는 말을 전혀 못알아듣기 때문에...그리고 영어가 전혀 안통해서 엄청 당황스러웠던 기억...물론 지금은 안그렇겠지만 그때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일본이란 나라를 가는 일이 사실 무섭다. 다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해 볼까? 어느세월에 익혀서 울스타 공연 따라다니나? ㅠㅠ

일본 공연을 못가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을 못내서이지만 미친척 가출을 못하는 이유는 일본어를 전혀 못하는 탓도 있다.

진짜 일본어를 잘했다면 가출을 감행했을지도 ㅋㅋ


나의 스타의 다음 공연장 시즈오카...과연 울스타는 얼마나 멋진 공연으로 일본팬들을 사로잡고 올런지...너무 궁금하다.

멋진 나의 스타~건강하게...멋진 공연 이어가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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