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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 A Bell of Blessing 영상 통화 사인회 이야기 2020. 11. 1. 본문

우주신이야기

김현중 A Bell of Blessing 영상 통화 사인회 이야기 2020. 11. 1.

천사들의모후 2020. 11. 2. 15:53

김현중 팬이 된 이후 가수가 앨범을 내면 사인회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첨이 된 적도 있고 당첨되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솔로 가수 김현중이 사인회를 할 때 거의 응모해왔다.
특별히 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란 존재를 알리고 싶은 적도 없었지만 그저 앨범에 사인은 받고 싶었더랬다.

늘 같을 것 같던 공연 문화가 2020년 코로나 시대를 맞아 언택트 공연, 영상 통화 사인회로 바뀌었다.
언택트 공연도 사실 낯설었다.

처음엔 그저 새 앨범이 나오고 새 공연을 한다는 것이 무조건 너무 기뻤지만 모니터 속 멋진 무대와 더 멋있어진 외모를 보니, 직접 볼 수 없고 공연장의 열기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더 아쉽게 다가왔다.
공연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니 즐기고 누릴 사이도 없이 끝나버렸고 다음 공연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웠다.

새 앨범의 음원이 나오고 노래를 듣고 익히고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그제야 지난 공연의 감동을 되새기고 여운을 누릴 수 있었다.
그리고 맞이하게 된 영상 통화 사인회
당연히 응모했고 당첨 되었는데, 내 스타와 영상 통화를 한다는 것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똑같은 고민을 지닌 팬들 끼리 몇 차례 서로 영상통화 연습을 했다.
영상통화가 생각보다 더 민망했다.
몇몇 팬들은 녹화앱을 깔고 녹화를 하겠다고 준비를 하는데, 난 녹화가 아닌 민망함을 극복하는 것이 더 큰 과제였다.
영상통화 장소도 걱정이었다.
가족들이 모두있는 집에서 통화하기 왠지 민망해서...

그러다 마음맞는 팬이랑 제주도에서 만나 함께 영상통화도 하고 현슐랭 맛집 투어도 하기로 했다.
제주에서의 사인회를 위해 일행인 팬 분이 꼼꼼하게 준비해 주었다.
사인회 시작전에 체크인이 가능한 곳 그리고 영상 통화할 때 현중에게 제주 바다를 보여줄 수 있는 바다전망의 호텔을 예약했고, 영상통화를 녹화하려고 노트북도 챙겨 왔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우리는 기대하던 영상 통화 사인회 날을 맞아 제주도를 찾았다.

제주 도착하자마자 야무지게 2곳의 현슐랭 맛집 투어를 마치고 욕심내서 한 곳 더 찾아갔는데 직원의 점심시간이라 맛 체험 실패
이때부터 뭔가 어긋나기 시작한 계획들ㅋㅋ
그래도 무사히 예정대로 2시 호텔 체크인
난 이 닦고 화장을 고치고 머리를 빗으며 본격적인 사인회 준비를 했는데
노트북을 가져온 팬이 와이파이 연결이 안 된다고...
호텔 프런트에서 직원이 올라와 해결해주심
시간이 다가올수록 긴장되는데 노트북에서 카톡 연결이 안 되는 불상사가 발생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노력에도 결국 노트북 카톡 연결에 실패했고

급하게 폰에 녹화 앱을 깔고 남은 시간 동안 영상통화 연습까지 했다.

드디어 영상통화!!!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나니 뻘쭘
'눈부시게 멋있다'라고 드립을 치니 활짝 웃어주는 현중
약간의 적막 뒤 미리 '사인을 했냐'라고 물었더니, 아니라면서 지금 할 거라고...
"PS 써줄 테니까 말하라"는데
헉! 한 번도 PS를 부탁해본 적도 없고 받아본 적도 없어서 '생각해본 적 없다'라고 말했더니

"시간 많으니까 생각해보라"라고...
이미 당황 멘붕이라 뇌 정지 ㅋㅋ
'행복하세요'라고 써달라고 부탁하자 사인해주는 현중
현중의 정수리를 영상으로 보고 있으니 장난기 발동
고개 드는 현중에게 사실 제주에 현슐랭 투어 왔다고 하니 살짝 놀라는 척 해준 현중
기존의 추천 맛집 외에 한 곳 더 추천해 달라고 하니 정말 한곳 추천해줬다.
세심하게 호텔 위치까지 확인하는 현중
호텔과 가까운 곳으로 맛집 추천해주려고 그런 것 같다.
물론 나는 호텔이 어디냐고 물어봐서 또 당황했지만 ㅋㅋㅋ
암튼 영상 통화하는 내내 먹는 이야기만 하고 끊은 나

통화 끝내고 사실 너무 미안했다.
앨범 노래 너무 좋다는 말 꼭 했어야 했는데

암튼 일행도 통화를 마치고 확인해 본 결과
우린 둘 다 영상녹화에 실패했다.
다행히 서로 통화내용을 녹화하고 녹음해줘서 내용은 기억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나와 통화했던 바로 그 2 분속 눈 부시게 멋있었던 현중의 모습은 남길 수 없게 되었다.
녹화를 위해 많은 시간 수고한 일행은 너무 속상해했지만 난 오히려 내 모습 더 안 봐도 되니 나쁘지 않았고 ㅋㅋ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녹음파일로 알 수 있어서 다행스러웠다.

참 낯선 경험이었지만 너무나 소중한 추억으로 또 한순간이 저장된 것 같다.
평생 잊지 못할 2분이다.
오로지 내게 집중해준 내 스타의 2분, 너무나 고맙습니다.
잘 기억할게요.

이제 감 잡았어요.
다음 영상통화 땐 하고 싶은 말 잘 적어서 이야기할게요. 7일 날 또 통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