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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김현중 팬의 딸로 살아가기

천사들의모후 2017. 12. 5. 20:38

울엄마는 10년차 김현중오빠의 팬이다.

난 만20살, 내 삶의 반을 김현중 팬의 딸로 살았다.

어렸을때는 다른 엄마들도 울엄마 같은줄 알았다.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울엄마가 다른 엄마들이랑 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나쁜 의미는 아니다.

난 엄마 덕분에 현중오빠 공연, 사인회도 여러번 갈 수 있었고

다국적 오빠팬들도 여러번 만날 기회가 있었고

작살에서 치킨도 실컷 먹을 수 있었다.

또 오빠의 해외공연 덕분에 몇번의 해외여행까지 갈 수 있었으니 엄마 덕분에 난 더 재미있게 살수있었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뭐든 열심히 재밌게 최선을 다하시고 매우 긍정적인 분이시라 그점은 나도 닮고 싶다.


남들이 다 좋아할때 팬인건 너무나 쉬운 일이지만 현중오빠가 어려운 일을 겪을 때도 엄마는 한결같이 오빠편이었다.

수많은 기사의 악플에도 엄마는 의연했고 일희일비하지 않으셨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말씀하셨고 잘못 보도된 부분은 사실을 알려주시기도 했다.

하지만 괜히 내가 눈치보이고 조심스러웠다.


그런와중에 난 대학생이 되었고

엄마가 편지번역-해외팬들이 보낸 편지를 번역해서 군대간 현중오빠에게 보내는 일- 자원봉사를 해줄 수 있냐고 물으셨다.

난 효도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하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몇번 못하고 말았다.

대학입학하자마자 폐렴으로 3주 정도 입원하게 되었는데

그때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휴학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정도여서 학교다니는 일 외에 무언가 할 수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나중에 다시 시작하기도 뻘쭘해서 흐지부지 되었는데 그때의 번역봉사팀에 늘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다.ㅜㅜ

암튼 그때 편지 번역을 몇번 하면서 내엄마 뿐 아니라 다른분들의 팬심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특히 직접 만나볼 기회도 별로 없었던 해외팬들의 팬심, 참 대단했다.

군대있는 동안 국내외팬들의 수많은 편지가 현중오빠에게 큰힘이 되어주었을꺼라 생각한다.


드디어 현중오빠가 올해 제대를 하였고 일본공연을 하게 되었다.

이젠 엄마가 일본투어를 간다는 것도 너무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한국공연 티켓팅을 돕는 일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엄마가 일본갈 때 일본팬분이 티켓팅을 도와주셨던 것 처럼

이번에는 엄마가 일본팬의 부탁을 받아서 내가 티켓팅을 해드렸다.

물론 엄마는 티켓팅 수고비로 용돈을 주셨다.

그런데 나중에보니 엄마 자리보다 내가 티켓팅한 자리가 훨씬 좋았다.

바꾸라고 했는데 괜찮다며 좋은자리를 양보하는 엄마에게 쫌 서운했다.

이왕이면 난 엄마가 더 좋은자리에서 공연을 즐겼으면 좋겠고

다른사람이 아닌 엄마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데 엄마는 내마음을 몰라주는것 같아 속상했다.

그렇게 티켓팅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공연을 얼마 안남긴 어느날 엄마가 이번 현중오빠 공연에 같이 가지않겠냐고 물으신다.

이유는 공연장에서만 CD를 살 수있고 CD안에 사인회 티켓이 들어있는데 사인회에 가고싶다는거다.

난 아무래도 너무 착한딸 인 듯 싶다.

엄마와 공연 데이트 좋다며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그땐 내가 이 말에 얼마나 후회를 하게 될지 미처 몰랐었다.


난 요즘 바쁘다.

팀플+팀플 때문에 삶이 피폐해지고 폭삭 늙어가고 있는 중이다.

공연전날에도 팀플 때문에 잠을 못잤다.

통계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왔기 때문이다.

화요일 발표인데 당황스러워서 조교님께 도움을 청했고 공연 당일 조교님께 메일이 왔다. 가설을 바꾸라고...

아니 가설을 바꾸면 지금까지 써논 논문을 다 뒤집어야하는 것, 진짜 내가 공연 따라갈 상황이 아니었다.

설상가상 엄마는 12시에 일본팬분을 만나 점심을 같이하기로 했다며 저녁 7시공연인데 아침 10시부터 나가자고 서두르고 계셨다.

상황설명을 드렸으나

엄마는 점심먹고 카페에서 쓰라고 아무렇지않게 말씀하신다.

노트북들고 나가는 것이 얼마나 무겁고 귀찮은지 엄마는 잘 모르시는것 같고

뭣보다 엄마에게 내 보고서쯤은 이미 안중에도 없어보였다.


암튼 그리하여 난 10시반에 집을 나왔고 엄마랑 예약된 한식당에 갔다.

두분의 일본팬과 한국팬 한분을 만났다. 어색어색

한정식을 대접하고 싶다며 엄마가 예약한 식당

슬프게도 엄마가 해준 밥보다 맛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이왕 대접하는거 맛있었으면 좋았을텐데ㅜㅜ

대충 밥을 먹고 엄마와 일본팬분들은 CD를 사야한다며 일찍 공연장으로 가셨고 나와 한국팬분은 카페에 남았다.


한국팬분은 몸살 때문에 줄서기를 하면 공연을 못볼것 같다고 하셨다.

같이 카페에서 쉬시던 한국팬분은 약국에가셔서 쌍화탕을 사드시고 핫팩을 6장이나 붙이셨다.

나도 급하게 과제를 수정하고 있었지만 집중이 잘 안되었다.

사실 난 엄마에게 CD를 사드리고 싶어서 이 공연에 온거였다.

과제도 중요하지만 엄마 CD 사드리고 사인회 티켓 당첨 확률을 높여주고 싶었다.

카톡을 해보니 엄마는 2시전부터 줄서고 계시는데 아직도 CD를 못사고 있다고 한다.

공연장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5시반까지 다닌다고 그전에 공연장으로 오라고 하신다.

안되겠다. 지금이라도 CD를 사러가야겠다 싶어서 한국팬분과 4시쯤 공연장에 갔다.

그때까지도 엄마는 계속 줄서고 있다고...

나도 공연장 건물 아래 계단에서 부터 줄서기를 시작했다.

한시간 반 넘게 줄을 선것 같다.

겨우 계단위로 올라왔는데 엄마는 CD를 사셨다고 한다.

나도 곧 살 수있을꺼라 생각했는데...

매진이란다.

말도안된다.

여태 줄서서 고생한 것이 헛수고라니...

빡침은 이런 감정인가보다.

화가난다. 표정관리가 안된다.ㅜㅜ

엄마께 사인회 당첨되셨냐고 물어보니 당첨되었다고 한다.

그건 다행이다.

그렇다면 난 오늘 여기 왜 온거지? 아ㅜㅜ

엄마는 CD를 사고 화장실에 가셨고 그곳에서도 줄서고 있다고 한다.

나도 화장실가야지.ㅜㅜ

오늘 진짜 평생 가장 오래 줄서기 체험을 하는것 같다.


이제 엄마를 만날 수 있겠지.

공연장 데이트 하려고했는데 낯선 분과 함께라니 참ㅜㅜ

엄마가 저녁은 사주겠지?

화장실에 다녀와 엄마를 찾는데 엄마가 없다.

엄마는 다른 한국팬분을 만나고 계신다고 한다.

더더군다나 엄마는 저녁 먹을 계획이 없다고 하신다.

난 배고픈데...

팬이되면 줄서기도 잘하고 배도 안고픈가?

기가막힌다.

난 이렇게 공연장에서 버려진 기분이 들었다.


나와 함께 줄서주신 한국팬분께서 떡볶이를 사주셨다.

배고픈건 겨우 면했지만 엄마에게 화나기 시작했다.

공연장 들어갈 때까지 엄마는 나타나지 않으셨다.

엄마는 1층 난 2층이라 따로 공연을 볼 예정이었지만 울엄마 진짜 너무 한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워낙 현중오빠 노래를 많이 들어서 공연이나 즐겨야지 했는데

아니 이 오빠가 팬들이 CD 못샀다고 말하니 일주일전에 2500장만 나온다고 말했다고 일찍 오지그랬냐고 말한다.

공연하는 현중오빠한테 욕할 뻔 했다.

이 추운날 팬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고

더구나 CD를 사지못해 속상한데 저렇게밖에 말을 못하나 싶어 화가났다.

(나중에 엄마한테 오빠도 최소한 CD 5000장 찍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는데 소속사에서 2500장만 찍게 한거라는 상황설명을 들었다)

덕분에 공연은 훌륭했지만 난 맘껏 즐기지 못했다.

앵콜이 끝나자마자 화장실에 가려고 일찍 나왔다.

그런데 스탭들이 공연장 안의 화장실을 못가게 하는 것이었다.

난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딥빡

할수없이 공연장 밖 화장실을 가야했다.

공연이 끝나고 한참뒤에야 엄마를 만날 수 있었다.

엄마는 내눈치를 보는 듯 했는데 그때 난 이미 화가 머리 끝까지 나있었다.

난 추운날 팬들 오랫동안 줄서게 만든 것과

줄서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CD는 못사게 된 상황

화장실도 못가게 한 스탭 때문에 화가 났지만

내엄마가 이런 대접을 받으면서도 분노하지않는 것에도 화가났다.

엄마에게 집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나는 엄마가 팬들과 뒷풀이를 가실꺼라 생각했지만 엄마는 나와함께 집으로 왔다.

난 표정관리가 안되었고 집으로 가는 동안 엄마에게 계속 툴툴거렸다.

엄마도 일주일간 짜증낼것 같다는 내 문자를 보신탓에 눈치만 보셨다.

그모습이 더 짜증났다.


집에오니 밤 10시반이었다.

추운 겨울 밖에서 보낸 나의 열두시간은 너무 너무 힘들었다.

씻고 누웠는데 내가 왜 화가났을까 생각해보니

엄마에게 CD를 사주지못해서 가장 화가났다.

공연을 기다리면서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도 못했고

저녁도 못먹었다.

난 짜증날만하다.

그래도 엄마에게 짜증낸 것이 미안해서 카톡 선물을 보냈고

그제서야 겨우 잠들수 있었다.


난 엄마가 좋다. 엄마가 내엄마여서 참 좋다.

현중오빠도 울엄마가 팬이어서 좋을꺼다. 분명히...


다음날 아침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다음에 공연갈 때 표 남으면 같이 갈께. 헤헤"


현중오빠~공연 짱 멋졌어요. 진짜!!!

오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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